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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으로 흩어지는 옛 사람의 노래 같은 아득한 이야기들이 일렉트로닉 비트와 사이키델릭한 포크 사운드 사이로 피어오릅니다. 일본의 음악가 다케다 하지무와 글로벌리즘적인 전망을 공유하며 만들어진 앨범 ‘공무도하가’는 발표된 지 3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전무후무한 걸작으로서, 범-아시아적인 아름다움의 한 정점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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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프리재즈 1세대 음악가 강태환의 색소폰 솔로. 피아노나 기타 등의 반주 없이, 말 그대로 색소폰 하나만으로 이루어진 연주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색소폰과는 완전히 다른, 낯설고 기이한 음색을 통해 미니멀하지만 장엄한 소리의 풍경을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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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과 저항을 오가며 시대의 파수꾼으로서 자리매김한 정태춘 박은옥 듀오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발표된 앨범 ’사람들 2019’의 첫 트랙입니다. 노래의 첫 구절부터 ‘사채 업체 명함’을 들이밀며 삶의 아주 내밀한 일상까지 세밀하게 소묘하다가, 단숨에 ‘블랙리스트’와 사고, 비정규직, 산재, 전쟁까지 이어지는 서사에서, 여전히 흐트러짐 없이 곧고 바르게 남루한 세계를 바라보고자 하는 한 음악가의 집념을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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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자 젊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수치심을 유머와 위트를 섞어, 그러나 서늘하게 묘사하는 음악가 우희준의 2025년 앨범 ‘심장의 펌핑은 고문질’에 수록된 트랙입니다. "나는 넓은 집에 살기 싫어요"라는 이야기로 시작해 하이퍼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를 오가며 '깨끗함'에 대해 질문하는 그의 노래에는 당사자의 언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고유한 힘이 넘실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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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조리개를 열어놓고 한참을 기다리면, 렌즈 위에 쌓인 먼지가 마치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찍힌다고 합니다. ‘의미 없는 너와 나의 어제 오늘이 / 먼 훗날 아름다운 사진이 될 수 있을까 / 우린 오늘도 아주 작은 별이 된다 / 먼지 같은 빛을 내려 몸부림친다’ 우주적 관점에서 우리가 찰나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때때로 그 어떤 종교적 진리보다 큰 위로를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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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저와 친구, 그리고 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이룬 가족에 대해 생각합니다. ‘우리가 같이 듣던 음악이 영화가 침대가 / 새로운 세곌 만든 거야 지금’ 이 음악도, 이 영화도…. 분명히 아주 그리워하게 될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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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 볼드 뷰티풀(A Big Bold Beautiful Journey)’의 엔딩 크레딧 곡입니다.
뻔한 결말이 예상되더라도 뛰어들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모든 리스크를 감내하고, 용감하고 무모하게 사랑을 하고 싶게 만드는 곡입니다. -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 케스트(Crazy Ex-Girlfriend Cast), 2019
(텔 미 아임 오케이)페트릭 (Tell Me I'm Okay) Patrick
· 큐레이터 고사리박사
뮤지컬 코미디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Crazy Ex-Girlfriend)’의 넘버들은 하나같이 기발하고 영리하지만, 사람들 사이 본질적인 단절감을 느낄 때마다 저는 이 노래를 떠올립니다. ‘말해줘, 패트릭, 내가 괜찮다고….’ 나는 이렇게나 이상한데, 어떻게 다른 모든 사람들은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평범할 수 있을까. 그러니 누군가 제발 나에게 ‘너도 참 멀쩡하다’고 말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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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커다란 구호가 아니라 끊길 듯 이어지는 작은 소리라는 것을 실비오 로드리게스는 저 멀리 쿠바 땅에서 증명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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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니나 시몬의 꿈은 미국 최초의 여성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고혹적인 특유의 창법을 듣지 못한 우리는 슬펐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미국 최초의 여성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었다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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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는 높은 곳에 없는지도 모른다고 그냥 바로 지금이 우리가 찾던 봉우리일지도 모른다고 현실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순간, 눈앞에 천리 길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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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시절 이 곡을 처음 듣고 어쩌면 대중음악 프로듀서의 꿈을 꾸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사를 떠나 녹음실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소리들이 마법처럼 느껴진 잔혹동화 같은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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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양희은님의 목소리로 먼저 발표된 후 93년 김민기님이 다시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한 버전입니다. 아름다운 노래란 어떤 것들이 만나야 만들어지는지 생각하게 만들어준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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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의 곡 중 하나를 고른다는 건 나에게 고문 같은 일이지만 이제 하늘의 별이 된 천재 음악가의 해피엔딩은 이런 화음과 멜로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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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주재이기도 한 곡으로 여러 뮤지션의 녹음이 있지만 소개하는 곡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1956년 녹음한 버전과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81년 녹음한 버전입니다. 개인적으로 두 곡 모두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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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은 우리 민족의 농악 가락입니다. 농악 가락에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축제와 제의 그리고 놀이로서의 음악은 신화처럼 오래도록 전승되어 오던 원형의 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농악 가락 안에는 그러한 원형이 공명하듯 응축된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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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어린 나는 유독 김민기의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나 그것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의 음악이 지닌 공명하는 힘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힘이 담긴 음악이라는 것은 강하고 소리가 크다는 것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그의 낮고 고요한 음성은 세상을 향한 따뜻한 울림이었고 어쩌면 전혀 관련 없을 것 같던 혁명의 노래가 되어 시대를 물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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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가락을 해체하고 조합하며 소리의 원형이 가진 에너지를 자신의 리듬 안에 가져와 새로움을 창조합니다. 그의 예술적 모험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통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전통에 익숙한 우리의 시선을 확장 시키고 우리 가락을 다양한 관점에서 더 깊이 탐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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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짜인 구조와 힐러리 한의 정확한 연주 안에서 폭발적인 감정이 흐릅니다.
질서와 자유가 동시에 존재하는 순간, 음악이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어떤 것. -

세상 기준에서 벗어난 존재들.
우리는 조금 어긋났지만, 그 자체로 괜찮습니다.
이상함마저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으니까. -

부재의 감정을 아련하고 담담하게 노래합니다.
찾을 수 없는 것을 계속 떠올리는 마음.
조용하지만 오래 울리는 질문 같은 곡입니다. -

정돈된 것과 어지러운 것이 경쾌한 선율 안에 공존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도 좋지 않을까.
우리는 늘 그 사이 어딘가에서 살아갑니다. -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우리만의 세계(Queendom)’를 꿈꾸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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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Hedwig and the Angry Inch), 2014
더 오리진 오브 러브(The Origin of Love)
· 큐레이터 추다혜
하나였던 존재가 둘로 나뉜 인간과 사랑의 기원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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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이야기하는 이랑의 노래는 묘한 해방감과 시원함을 줍니다. 언젠가는 그가 평온과 행복을 노래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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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의 깊은 고통을 모두 담을 수는 없지만 이 음악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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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주의 교향곡의 틀을 깨고 웅장한 규모와 파격적인 형식을 도입하여 음악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힌 기념비적인 걸작입니다. 국립심포니의 전신인 코리안심포니가 첫 발을 내딛는 창단 연주회에서 이 곡을 선택한 것은 교향악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국 클래식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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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철학적 주제를 거대한 관현악 편성과 합창을 통해 풀어내며 낭만주의 음악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인간사의 고뇌와 공포를 지나 결국 영광스러운 구원에 이르는 드라마틱한 서사는 청중에게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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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이 지닌 인상주의의 한 장면. '관현악법의 마술사'라 불리는 라벨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해가 뜨는 극적인 순간을 묘사한 '새벽' 대목은 클래식 음악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시각적 재현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정교하게 짜인 악기들의 화음이 마치 인상주의 화가의 붓 터치처럼 찬란한 빛의 움직임을 그려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소리만으로 광활한 자연의 풍광을 목격하는 듯한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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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슬럼프를 극복하고 탄생한 이 곡은 초연 당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라흐마니노프에게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되찾아준 작품입니다.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를 연상시키는 장엄한 선율과 피아노의 화려한 기교가 어우러져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협주곡 순위에서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불멸의 걸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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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고독과 경쾌함의 공존은 저를 가장 평온한 상태로 이끕니다. 주로 아침에 이 곡을 듣습니다.
바흐의 평균율은 모든 음에 균등한 가능성을 부여하며, 각 음은 시간 속에서 고유한 색을 드러내며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됩니다. 이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존재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

강렬한 보컬로 잘 알려진 팝가수 마이클 볼튼이 정통 벨칸토 오페라 아리아를 담아낸 앨범입니다. 제목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반이지만, 원곡의 형태를 유지한 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그의 가창은 특별한 울림을 전합니다. 성악을 전공한 제게 이 앨범은 장르를 넘어선 음악적 가능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 인상적인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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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을 꼽았지만, 그의 여러 작품 - 「봄날은 간다」, 「담」, 「꿈」, 「다 지나간다」 등등 모두를 깊이 사랑합니다. 그의 음악은 제게 단순한 노래를 넘어 문학이자 예술로 다가옵니다.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의 목소리는 어떤 위로보다도 진실하게 내 마음에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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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지워주기보다, 그 슬픔이 왜 거기 있는지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노래처럼 느껴졌습니다.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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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고 부르던 순간들이
사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가는 장면에 가까웠다는 걸 조용히 인정하게 됩니다 -

실제로 서로의 관계가 무너지고 있던 시기에 만들어진 곡.
끊어지지 않는 긴장이 남아있습니다. -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한번 접해볼 만한 퍼포먼스입니다.
연주자는 4분 33초 동안 아무 연주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관객은 자신의 숨소리와 주변의 소음, 공간의 떨림을 듣게 됩니다.
“음악은 반드시 소리로만 존재하는가?”
존 케이지가 던진 이 질문은 이후 백남준이 TV와 전자기술을 예술로 확장시키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

100년 전 음악인데 왜 아직도 미래처럼 들릴까요?우주와 인간의 감정을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내며 빛과 영상, 건축이 결합되는 순간 압도적인 몰입감을 만들어 냅니다.
수많은 SF영화와 게임음악의 원형이 된 클래식이자 지금 들어도 여전히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